지난 7월, 오랜만에 온 가족이 서울 나들이를 다녀왔었죠. 목적은 국립민속박물관에서 하는 기획 전시인 '요물, 우리를 홀린 고양이'를 보는 거였어요.
당연히 재미있는 관람이 될 거라는 생각에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간 거였는데 제 생각보다 좋은 반응이었고 그래서 만족한 전시 관람이었고요. 재미있는 구경을 했으니 이제 배를 채워야죠.
눈나무집
눈나무집
방문일: 2024년 07월 21일
위치: 서울 종로구 삼청로 136-1 (우) 03050
눈나무집을 찾은 시간은 오후 5시가 훌쩍 지난 시간, 늦은 점심이자 이른 저녁을 먹으러 꽤 먼 거리를 걸어왔습니다. 당연히 차는 국립민속박물관에 두고 왔고요. 삼청동을 차로 이동하면서 다닌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눈나무집도 발레파킹은 가능하다고 하지만 주차비에 발렛비까지 내면 음식값보다 주차비가 더 비쌀 수도 있으니까 날이 더워도 거리가 조금 있어도 걷는 게 좋다는 판단이었죠.
저는 눈나무집이라는 곳을 이름조차 처음 들었는데 아내는 학생 때 삼청동 갈 때마다 다녔던 곳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조금 달라졌다고 했는데 알아보니 장소가 바뀐 거라고 하네요. 2층으로 올라가는 벽에는 눈나무집의 역사를 보여주는 다양한 신물, 잡지, 방송에 나온 눈나무집 기사들로 도배가 되어 있습니다. 저는 당연히(?) 잘 모르는 여성중앙, 쎄씨, 여성동아 같은 잡지 기사들도 보입니다.
2층에 올라가면 전체적인 분위기는 우드톤이고 한쪽에는 대나무로 멋을 낸 공간도 있습니다.
메뉴가 꽤 다양합니다. 유명하다는 김치말이 국수, 곁들이기 좋은 메뉴라는 떡갈비와 녹두빈대떡 말고도 떡볶음, 두부김치, 비빔국수, 멸치국수, 김치볶음밥, 평양만두, 만둣국 육개장 석쇠불고기, 뚝배기불고기까지 다양한 한식 메뉴들이 메뉴판을 가득 채우고 있어요. 게다가 가격이 정말 착합니다. 회사 근처보다도 서울에 있는 눈나무집의 음식 가격이 정말 저렴합니다. 예전 서울로 파견 다닐 때도 그랬지만 확실히 서울이라고 다 비싼 건 아니고 구석구석 찾아보면 저렴하고 맛있는 곳은 서울에 더 많은 거 같아요.
떡갈비, 녹두빈대떡, 김치말이 국수, 김치말이 밥
우리 가족은 눈나무집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메뉴들을 골라서 주문했어요. 눈나무집의 주 메뉴인 시원한 김치말이 국수와 김치말이 밥 그리고 함께 곁들이기 좋다는 담백한 떡갈비 그리고 고소한 녹두빈대떡까지 주문을 했습니다. 김치말이 국수와 김치말이 밥의 가격은 6,500원이고 떡갈비는 1인 분 12,000원, 녹두빈대떡은 11,000원입니다.
먼저 녹두빈대떡, 제가 모든 전을 다 좋아하는 편이긴 하지만 녹두빈대떡을 그렇게 좋아하는 건 아니거든요. 그런데 여기 녹두빈대떡은 그 특유의 버석함이 적고 다양한 재료들이 잘 어우러져서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녹두빈대떡이었어요. 떡갈비는 다른 곳에서 담백하다고 표현을 했던데 자극적이지 않지만 달달한 맛이 잘 배어 있는 떡갈비였습니다. 김치말이 국수와 함께 드시는 거 추천해요.
그리고 눈나무집의 주 메뉴인 김치말이 국수는 아내와 두 아들이 주문하고 저만 김치말이 밥을 주문했거든요. 와~ 이거 별미입니다. 북한 음식인 김치말이 국수로 유명한 곳이라고 해서 제가 가지고 있던 북한 음식에 대한 생각처럼 김치말이 국수인데도 담백한 거 아닐까?라는 건 정말 쓸데없는 걱정이었어요.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여기까지 걸어오면서 너무 덥고 힘들었던 게 싹 잊히는 시원함 거기에 칼칼한 매운 국물이 정말 너무 훌륭한 조합이었고 국수도 당연히 괜찮았지만 시원한 국물에 밥을 말아먹으니까 밥 알 하나하나가 탱글탱글해서 그 식감 역시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당연히 김치말이 국수, 김치말이 밥, 떡갈비, 녹두빈대떡까지 모두 클리어. 저만 국물까지 싹 비워냈고 아내와 아이들은 배가 너무 불러서 국물은 조금 남기는 것으로 식사 끝~ 가격 착하고 양도 적지 않고 맛도 괜찮은 너무나 괜찮은 눈나무집에서의 식사였는데요. 삼청동에 가셨다면 삼청동 골목 구경도 하면서 방문해서 맛있는 김치말이 국수와 떡갈비 드시는 걸 추천합니다.